[클라우드웨이브] AI 클라우드 웨이브 1기를 마치면서

AI 클라우드 웨이브 1기 회고!

와~~ 너무 오래 블로그를 쉬었다.
글이 없던 동안 나는 iOS 개발자 지망생에서 클라우드 엔지니어 지망생이 되었는데... 여전히 지망생이지만 어찌됐던 직무를 전환했다. 지금은 부트캠프를 수료하고 취업하고싶음청년 상태다.

1. 왜 직무를 전환했는가

취업을 위한 노력을 안 했던 건 아니었다. 나름 프로젝트도 굵직하게 세 번을 했고, 마지막 프로젝트는 무려 1년 7개월(!)을 했으니까 사이드 프로젝트 기준으로는 꽤 긴 시간이다. 총 3년 간 iOS 개발을 공부하면서 이력서도 쓰고 포폴도 만들고 면접도 봤다. 대학 생활을 병행했기 때문에 취준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지원할 만한 기업이 너무 없다.

AI가 등장하고 AGI가 머지 않았다며 하루에도 뉴스 기사가 몇 백 개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모바일 네이티브 앱 개발자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신입의 입지는 더더욱 그렇다.

마음만 먹으면 앱 하나쯤은 30분 만에 뚝딱 만들 수 있고 하나의 코드로 iOS와 안드로이드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는 세상에서 iOS 네이티브 앱 개발자를 굳이 뽑아서 일을 시킬 만한 회사라면 규모가 어느정도 있어야 한다. 아니면 정말 확실한 기술에 대한 비전이 있거나, 둘 다거나.

IT 공통 직군이 아니라면 iOS 네이티브 신입을 뽑는 곳은 매우 적거나 없었다. 항상 공고가 올라와 있는 몇몇 곳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무했던 것 같다.

과연 난 정말 개발을 좋아하나?

이런 상황에서 과연 네이티브를 계속 붙잡고 있는 게 맞는지 의문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계속 들었던 의문은 내가 개발을 좋아하는 게 맞나? 내가 이런 상황에서도 정말 iOS 개발을 오래 붙잡고 있을 만큼 이 일을 사랑하는가?

나는 개발이 좋았다. 정확히는 AI가 없던 시절 정말 몰입하고 딥다이브해서 이 코드가 왜 안 돌아가는지 한 줄 한 줄 디버깅하고 스택오버플로우에 검색을 해가면서 겨우 문제를 풀었을 때의 그 쾌감이 좋았다. 클로드한테 물어보면 딸깍 하고 답을 알려주는 지금 돌아보면 굉장히 낭만적인 개발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동료들과 아키텍처를 고민하고 가장 효율적인 구조에 대해 밤새 열띤 토론을 하는 것도 좋았다. 생각해보면 난 항상 코드를 짜는 것보다는 아키텍처 설계를 할 때 항상 더 행복했고, 문제를 발견해 해결할 때 짜릿함을 느꼈던 것 같다. 이건 지금도 그렇다.

2. iOS 개발을 포기하고 나서

결론적으로 나는 iOS 취업을 포기했다. 마지막으로 최종 면접을 본 기업을 나서면서 탈락을 직감했고, 이제는 조금 더 현실을 봐야 할 때라고 생각했다.

iOS 개발이 아니어도 나는 내가 IT 분야 어딘가에서 일을 할 거라는 확신은 있었다. 처음에는 백엔드 개발을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개발은 하기 싫었다. 앞으로의 전망도 잘 모르겠고, AI가 하루하루 발전하는 세상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몰랐기 때문에 막막했다. 클로드와 함께하는 개발이 재미있지 않았다. 현업에 있는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재 개발자의 방향성이 내가 원하는 방향과는 다르다는 생각은 지금도 동일하다.

그럼 내가 좋아하는 일이 뭐지? 생각을 해보니 위에 작성했던 것처럼 나는 언제나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것을 좋아했다. 솝트를 하면서 이유 있는 코드를 작성해야 한다,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고려하고 아키텍처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항상 들어왔고 그대로 잘 자랐다.

유지보수성과 확장성을 고민하면서 객체지향 프로그래밍과 SOLID 원칙을 공부했고, 어떤 설계가 가장 유지보수와 확장에 유리할까? 라는 고민을 하고 토론하는 게 가장 즐거웠다. 어디에 가면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이어갈 수 있을지를 많이 고민했다.

3. 왜 부트캠프에 지원했는가

사실 부트캠프에 들어간 가장 큰 요인은 인프라 직무에 종사하는 오빠가 있기 때문이었다. 나름 인프라 수저를 물고 태어났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부트캠프를 하면서 새벽까지 오빠에게 모르는 걸 질문하고 조언도 많이 받았다. 오빠고마워이글은못보겠지만...

아예 모르던 분야라서 처음 검색해봤을 때는 이게 나랑 맞을까? 라는 생각이 들긴 했다. 그래도 어떤 인프라를 구축하고, 주어진 요구사항에 맞게 설계를 한다는 부분이 내가 좋아하고 잘하던 부분과 잘 맞물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무엇보다 개발자와는 다르게 코드를 안 짜도 된다는 점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직무 이름도 인프라/클라우드 엔지니어고, 개발이라는 단어가 안 들어간다!

그러나 이 분야 특성상 노베이스가 혼자 공부하기에는 굉장히 어렵고(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고) 설령 어지저찌 공부를 해서 직접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에서 프로덕션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부하 테스트를 한다고 하면 일단 비용이 꽤 나온다... 대학생~취준생 수준에서는 부담스러운 수준일 수 있다.

근데 공부도 시켜주고 프로젝트도 시켜주고 비용도 지원해주고 현직자가 멘토링도 해준다고? 와 ㅋㅋ 진짜 해야겠다. 하고 바로 지원했다.

4. 무엇을 배웠는가

와... 이건 진짜 할 말이 많다.

두 달 반동안 진짜 힘들었고 집에 와서 울면서 공부한 날도 있었는데, 모든 것들을 차치하더라도 내 인생에서 가장 몰입하고 밀도있게 성장한 시간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걸 매일 뼈저리게 느꼈고, 아마 느끼지 못했다면 굳이 용인에서 송도를 매일 운전하며 힘들게 다닐 필요가 없으므로... 난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 길을 갔을 거다 ㅋㅋ

부트캠프 첫 날 원장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있었는데, 이 과정이 끝나면 신입 엔지니어 수준의 지식을 가지게 될 거라고, 이 어려운 개념들을 모두 이해하고 있을 거라고. 사실 전혀 안 믿었는데(진짜 죄송합니다...) 정말 끝나고 보니 다 이해하고 있더라. 신기했다, 두 달 반 동안 헛구른 건 아니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지식은 기본이고 좋은 경험과 시야도 많이 얻었다. 인사이트 위주로 큰 것들만 굵직하게 써볼까 한다.

가장 효율적인 것을 선택하는 트레이드 오프

이건 내가 가장 좋아했던 교육인 관측 가능성 교육 때 배운 인사이트였다. 트레이드오프는 iOS 개발 때도 많이 들었던 말이긴 했지만, 트레이드오프를 계산할 때 어떤 것들을 고려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에 대해 체계적으로 잘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개발자를 지망했던 학생이다 보니 지금까지는 어떤 기술에 대해 내가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잘 사용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 근데 클라우드 엔지니어 쪽으로 넘어오니 어떤 기술을 이해하고 딥다이브 하는 역량보다는 문제를 정의하고, 이 문제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어떠한 기술을 적절히 사용하는 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이 가장 길었다.

어떤 기술이 가장 좋은가? 보다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기술이 가장 효율적이고 적당한가? 를 많이 고민했다. 몇 번 트레이드 오프를 고민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트레이드 오프를 고민할 때 정해진 단계도 생겼는데, 다음과 같다.

  1. 어떤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가?
  2.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선택지를 고려할 수 있는가?
  3. 각 방식의 장단점은 무엇이고 무엇이 가장 리소스를 적게 소모하는가? (인적, 물적 리소스 모두 고려)

기술 뿐만 아니라 팀 운영이나 스프린트 진행과 같은 과정들에서도 여러 결정들을 해야 했는데, 이 경우에도 항상 위와 같은 방식을 통해 각 선택지의 트레이드 오프를 고려했다. 빠르게 결정해야 할 때, 가장 효율적인 결과를 내야 할 때 항상 위와 같은 방법을 사용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리디 알고리즘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했다... ㅋㅋ

실패에 대한 무뎌짐과 낮아진 도전 허들

사실 이 시각은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이 길러진 것 같다. 3주라는 짧은 기간 동안 프로젝트를 하면서 주제도 두 번을 갈아 엎고, 중간중간 트레이드오프를 고려하며 열심히 며칠을 고민해서 구현했던 기술도 빼고, 다시 넣고, 수정하는... 과정을 많이 거쳤는데, 며칠을 갈아넣은 기술이나 주제가 갑자기 훅 빠지면 서럽기도 하고, 집 잃은 비버가 된 기분을 많이 느꼈다.

그때는 아... 왜 이 기술을 넣었을까, 이 주제를 왜 생각했을까.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는데, 막상 계속 실패하고, 또 쌓아올리는 과정들을 거듭하니 이 과정들도 다 도움이 되는구나, 결국 내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했던 과정들이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끝으로 갈수록 와~ 또 실패했네~ 가보자~ 하는 의연한 마음가짐을 얻게 되었던 것 같다(ㅋㅋ). 결론적으로 실패했기 때문에 과정의 중요함을 역설적으로 느낄 수 있었고, 그런 경험 하나하나가 나에게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 수 있다! 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단어를 정말 좋아한다. 아무리 실패해도, 잘못된 길로 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는 말만 있으면 그 뒤에 오는 말이 정말 기대되지 않나, 아무리 실패하더라도 그 다음이 있으니까 다시 일어나서 또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용기

직무 전환을 하기 전까지 거의 3년을 같은 풀에서 놀다 보니 새로운 것을 배우고 도전하는 것에 굉장히 큰 부담감이 있었다. 부트캠프 초반에도 많은 기술과 이론을 단기적으로 한번에 배우느라 힘들어 했던 기억이 나는데, 오히려 이런 과정들을 지나고 나니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다! 는 결론을 얻었다. 부트캠프를 하면서 내가 이렇게 해낼 수 있구나. 새로운 분야에서도 충분히 적응하고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끝으로 갈수록 점점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를 많이 얻었던 것 같다.

또한 프로젝트를 하면서 필요할 때마다 적절한 기술을 가져와서 사용했어야 했는데, 듣도 보도 못한 실리움... 이런 기술들을 프로젝트에 적용하면서 대체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 건가... 이 무궁무진한 쿠버네티스를 어떻게 다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그 때 멘토님께서 해주셨던 말씀이 모든 것을 다 알 필요는 없고, 우리 도메인에 필요한 것들만 가져와서 이해하고 적절한 기술을 적용하면 된다. 는 것이었다!

그 말씀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어떤 식으로 기술을 배우고 사용해야 하는지 보이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는 AI가 구현을 완벽하게 해줄 수 있는 지금은 어떤 기술을 얼마나 잘 사용하냐 보다는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왜 써야 하는지, 어떤 식으로 사용할 건지에 대해서 생각하고 적용하는 역량이 훨씬 중요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측면에서 예전보다는 기술에 대한 러닝커브가 훨씬 낮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것들을 배우고 도전하기 참 좋은 시기라는 생각도, 혼자였다면 두려웠겠지만 이제는 AI라는 아주 좋은 도구가 내 손에 들려 있으니까!

좋은 사람들

부트캠프를 지원하면서 주변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죽었다 생각하고 공부만 하라는 것! 이었다. ㅋㅋ 직무를 전환하기도 했고 내 주변에는 취업한 사람이 많다 보니... 다들 친구 사귀지 말고 공부 열심히 해서 빨리 취업하라는 조언을 많이 해줬다.

나도 그래서 사실 처음에는 친구를 사귀려고 하기보다는 부족한 부분들 채우고 진도 따라가기에 급급했던 것 같은데, 이런 나에게도 손을 내밀어준 좋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지금 돌아보면 이 사람들 없었으면 어떻게 부트캠프를 수료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이 나아가는 사람들에게서 얻을 수 있는 특별한 에너지가 분명 있다. 자극도 받고 같이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냈을 때의 기쁨도 배가 되는 느낌... 이래서 다들 네트워킹을 하는구나 싶다. 개인적으로는 솝트를 했을 때 만났던 사람들에게서 느낀 에너지를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다.

친구들 말고도 부트캠프를 하며 들었던 특강이나 컨퍼런스에서 만나뵌 현직자 분들도 큰 힘이 됐다. 확실히 현직에 계신 분들의 시야는 남다르고, 내가 절대 볼 수 없는 곳들을 콕콕 집어 주셔서 인사이트도 많이 얻었다. 실용적인 부분도 정말 많이 알려주셔서... 프로젝트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됐다.

프로젝트를 하며 만난 멘토님도 정말 좋으신 분이었다! 나의 정신적 지주 항상 가장 필요할 때 뿅 나타나셔서 방향성을 너무 잘 잡아주셨고... 언제나 가장 필요한 조언을 해주셔서 중간중간 엇나갈 때도 방향을 잘 잡고 나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우리 팀은 전부 인프라 프로젝트 경험이 전무했어서 방향을 잃는 경우가 많았는데, 멘토님이 없었다면... 와너무끔찍해

항상 느끼는 거지만 인복이 참 좋다. 항상 혼자 잘 해내야 한다고 다짐하지만 돌아보면 너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으며 지내왔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도 꼭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사람이 될 수 있으면 좋을텐데.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

5.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사실 첫 번째로는 일단 솔직히 취업을 하고 싶다. ㅋㅋ 다만 그동안은 그냥 때가 되었으니 이제 아무데나 취업을 해야지... 의 마음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다른 것 같다.

좋은 회사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 물론 부트캠프는 정말 힘들었지만 그만큼 기술적으로도, 내면적으로도 많이 성장했고 거기에서 행복함을 느꼈기 때문에! 그리고 내 성장의 동력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임을 느꼈기 때문에, 내가 잘 성장할 수 있는 회사에 들어가서 열심히,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동료들을 만나 빠르게 성장하고 싶다.

또 항상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iOS를 하며 계속 침체되었던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 항상 하던 것만 해서 그런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기술을 깊게 판다고 하긴 했지만 항상 같은 풀 내에서 한 기술만 깊게 팠던 것 같은데, 이제는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언제나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다면 좋겠다. 여담이지만 그래서 최근 MSP 쪽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

그리고 내가 만났던 사람들처럼 나도 내가 배운 것들을 나누면서 행복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유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면서 느낄 수 있는 행복도 나는 정말 좋아하고, 그러면서 또 성장할 수 있다는 걸 이번 기회로 알게 되었기 때문에!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ㅋㅋ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단기간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새로운 환경에서 즐겁게 성장하고 회고를 들고올 수 있기를 바라며.. 안냥~